글의 향기

너를 기다리는 동안..........황지우

슬로우 슬로우 2007. 7. 1. 20:31


        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
        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
        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
        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. 
        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. 
        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. 
        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. 
        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,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
        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
         너였다가 
         너였다가, 너일 것이었다가 
         다시 문이 닫힌다. 
         사랑하는 이여 
        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
        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
        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
        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. 
        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
        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. 
        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
        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
        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.